포스코, 석탄으로 청정 액체연료 만든다
포스코가 몽골에서 현지기업과 합작으로 석탄으로 디젤 등 액화 연료를 생산하는 ‘청정 석탄액화 사업(coal to liquid)’을 시작한다.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몽골의 대기오염을 줄이고 몽골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몽골 최대 민간기업인 MCS와 함께 바가누르에 총 20억달러를 투자해 청정 석탄액화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MCS는 몽골에서 매출이 가장 큰 민간기업이다. 광산개발 등 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건설업과 부동산, 통신 등까지 하고 있다. 포스코와 MCS는 2010년 사업 검토를 시작해 지난해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5월 합작법인 ‘바가누르 에너지(Baganuur Energy Corporation)’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양사는 10억달러씩 투자해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부 자금은 외부 투자를 받을 예정이어서 실제 투자 금액은 10억달러보다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가누르 공장 부지는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30㎞ 떨어져 있지만 주위에 철도가 있어 생산 에너지를 쉽게 수송할 수 있다. 연간 350만t을 생산하는 석탄 광산으로부터도 6㎞ 거리에 있다. 용수 역시 차질없이 조달할 수 있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2014년 하반기 설계와 지반 조성 작업에 들어가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16년 1월 착공키로 했다. 준공은 2018년 하반기 예정이다. 준공 이후 매년 디젤 45만t, 디메틸에테르 10만t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디메틸에테르는 석탄을 열분해해 만든 합성가스에서 추출한 친환경 원료다. 액화석유가스(LPG)에 비해 가격이 싸고, 이산화탄소 등의 발생이 적어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코는 몽골의 풍부한 석탄을 활용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뤄진 합성가스를 제조하고 공해 물질을 제거하는 청정 액화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2014년 6월 가동을 목표로 광양에서 짓고 있는 연산 50만t 규모의 청정 석탄 합성천연가스 플랜트 기술과 비슷하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몽골 정부도 플랜트 건설용 수입기자재 무관세 적용 등으로 이번 사업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부국이지만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수입대체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청정 석탄액화 사업은 몽골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8~2009년 울란바토르의 대기오염 수치는 280으로 중국 광저우(100)보다 2.8배 높으며, 미국 샌디에이고(50)의 5.6배에 달한다.

원강희 포스코 몽골사무소장은 “몽골의 석유 소비량은 지난해 연 80만t에서 2020년 연 350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성이 충분하다”며 “이번 공장이 건설되면 몽골은 글로벌 에너지 사업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