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에서는 경제 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연내 현행 양적완화(QE) 정책을 축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거의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출구 전략 시간표를 '연내'(later this year)라고만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채권 매입을 줄일지에 대한 세부 일정은 여전히 제시하지 않았다.

21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열린 정례 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이 고용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월 850억 달러 규모인 채권 매입 규모를 연내 축소할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의장의 이른바 출구 전략 시간표에 공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6월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내년 중반께 이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FOMC 회의는 9월, 10월, 12월 세 차례 더 열린다.

어쨌든 이 중 한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로 사실상 합의한 셈이다.

회의록은 "대다수(almost all) 위원이 이런 전망에 동의했으며 경제 상황이 기대대로 광범위하게 개선된다면 위원회는 연내 채권 매입 규모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위원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이 아직 적절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일부(a few) 위원은 조만간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또 "일부 위원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려면 상당한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경제 상황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평가하고 나서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Fed는 회의 직후에도 경기 상황에 따라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른바 '출구전략 시간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고려해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출구 전략을 시사하는 태도 자체가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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