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23일과 26일 각 8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가고 주말특근을 거부하기로 22일 결정했다.

현대차노조는 이날 오후 회사 측과 가진 18차 본교섭에서 “노조원들이 납득할 만한 일괄 타결안을 제시하지 않아 이같이 파업 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75개 요구안 가운데 임금과 성과급 부문을 제외한 73개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실망스럽다”며 2시간여 만에 교섭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교섭 종료 후 2차 쟁의대책위를 열어 23일과 26일 각 8시간 부분 파업과 잔업 1시간 거부, 24일 주말특근 거부 등을 결정했다.

파업에 들어가면 현대차 생산라인은 총 35시간 멈춰서게 된다. 지난 20일과 21일 1차 쟁대위에서 결정한 총 9시간 부분 파업과 비교하면 4배가량 강도가 세진 셈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의 생산 차질 및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날 교섭은 노조가 지난 6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지 16일 만에 재개됐다.

현대차 노조는 23일 기아차 노조 등 12개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 수석단 회의를 열어 공동 투쟁 문제도 논의하기로 했다. 수석단 회의 결과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전면 총파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그룹 12개 노조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현대차뿐 아니라 그룹 전체에서 교섭 해태와 지연 등 임단협 무력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동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동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동투쟁에다 오는 9월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선명성 경쟁도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섭에서 해외 공장 신설과 노조간부 면책 특권 등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단협개정안이 노사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노조는 해외 공장 신설과 신차종 투입 때 노사공동위원회가 심의 의결하자는 요구를 했다. 기존 단협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없애자는 것이다. 회사는 개정 요구안을 수용하면 해외 경영 전반이 노조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한편 노조는 27일에는 파업을 하지 않고 회사와 본교섭을 다시 갖기로 했다. 윤갑한 사장은 “이젠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과 소모적인 파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