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1일 오후 1시10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내부에서도 나온다. 자체 인수자금이 없는 농협금융지주는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해야 하는데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22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참여는 하겠지만 임 회장의 바람처럼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며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모두 사업구조조정을 해야 할 정도로 자금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다른 회사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적극적으로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힘을 보태지 않는 한 농협금융지주의 인수 추진도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의 인사와 예산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농협은행이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할 경우 모두 농협중앙회 승인이 필요하다. 임 회장 의지와는 달리 농협은행, NH농협증권 등 계열사들이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도 농협중앙회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자체 인수자금은 없는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농협금융이 당장 우리투자증권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면 1조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채권시장이 급속히 얼어붙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는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따라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증권 계열사를 묶은 것으로 매각 가격이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