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도 입장불가’ ‘용왕님 깨십니다. 낚싯대 드리우지 마세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음식물쓰레기 올림’….

다음달부터 서울지역 한강공원 곳곳에서 이런 문구의 경고문을 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한강공원 등에 설치한 경고문과 안내문 등의 문구를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수영 금지’ ‘낚시 금지’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등 일방적·지시적 문구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게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내판 이미지도 용왕님 등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바꿀 예정이다.

서울시는 안내문 교체 계획을 ‘친절한 서울씨 프로젝트’로 이름 붙였다. 원권식 서울시 소통기획팀장은 “단순한 정보 전달과 지시만으로는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시민 입장에서 소통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매우 참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며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아이디어는 ‘서울크리에이터즈싱크(SYNC)’에서 처음 제안했다. SYNC는 서울시의 다양한 정책과 문제를 새로운 시선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 재능 기부로 운영되는 광고인들의 모임이다. 카피라이터, 그래픽디자이너, CF감독, 광고기획자 등 3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는 공무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참신한 사고를 지닌 이들에게서 얻겠다는 목표로 지난 6월 SYNC를 출범시켰다.

시는 한강공원뿐 아니라 시내 전역의 모든 경고문과 안내문을 대상으로 재미와 스토리를 담는 방향으로 ‘친절한 서울씨’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