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어닝 서프라이즈(실제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이상)’에 속지 말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이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계속 하향 조정돼 이보다 10% 이상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해도 놀라울 게 없는 종목들이 있어서다.

깜짝 실적株 냉큼 잡았다가 앗! 가시에 찔릴라…

◆컨센서스 하향 덕분에….

19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있고 IFRS연결 기준으로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상장사 188곳 중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은 SK하이닉스 등 총 35개다.

문제는 어닝 서프라이즈의 질(質)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 중에 2분기 실적발표 직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분기 실적시즌이 끝나고 2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6월 초 컨센서스보다 낮아진 곳은 15곳이다. 컨센서스가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도 대단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77억원을 거뒀다. 컨센서스(55억원) 대비 221% 높은 수치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태양광 업황의 침체를 반영해 OCI 컨센서스를 지난 6월 초 179억원에서 약 2개월 만에 69.25% 낮췄기 때문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컨센서스를 계속 하향 조정했다”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이 많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KH바텍 등 주목해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나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한 종목들도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더라도 실적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두산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3142억원으로 컨센서스(1812억원)보다 73.74%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그러나 전년 동기 영업이익(4036억원)보다는 22.17%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2013 사업연도 1분기(4~6월)에 컨센서스(1582억원)보다 51.75% 많은 24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전년 동기와 직전 분기 대비해선 각각 10.94%, 38.94%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면서 컨센서스도 계속 상승한 ‘진짜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은 SK하이닉스 LG생명과학 효성 엔씨소프트 LG하우시스 한전KPS 롯데하이마트 코스맥스 KCC 파라다이스 KH바텍 등 11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