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어줘" 할리우드 배우 샬토 코플리(왼쪽)가 14일 영화 '엘리시움' 기자회견 중인 맷 데이먼의 사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불러준다면 그 영화엔 바로 출연할 것입니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43)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심 있는 한국 감독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 ‘엘리시움’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엘리시움’은 2154년 우주정거장 엘리시움에 사는 부유층과 황폐해진 지구에 사는 하층민의 갈등을 그린 SF영화. 그는 자신과 지구에 버려진 인류 모두를 위해, 엘리시움을 지키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 맥스 역을 맡았다.

영화 홍보를 위해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한국을 찾은 그는 “할리우드에선 모든 영화 관계자들이 한국 영화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중요하다는 걸 안다”며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1988년 영화 ‘미스틱피자’로 데뷔, 7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오로지 감독만 보고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훌륭한 감독은 색다른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닐 블롬캠프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9’을 보고 닐 감독과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어 영화에 출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엘리시움’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팝콘을 먹으며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로 즐기는 분도 있을 것이고 한편으론 빈부격차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 비교해보며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본상을 탄 그는 연출가로서의 욕심도 밝혔다. “연출에 대한 꿈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어요. 지금껏 운이 좋아 최고 감독들과 작업할 수 있었는데 훌륭한 영화학교에 다닌 것처럼 연출에도 도움이 됩니다. 작년에 직접 쓴 각본의 연출을 맡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 각본과 주연만 맡게 돼 아쉬웠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는 질문에 그는 “딸이 넷이라 모를 수가 없다”며 “싸이를 만나진 못했지만 모창 가수가 많은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에 가 보면 싸이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