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이음 IT멘토링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이음 IT멘토링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달 22일 오후 8시 서울 강남 비즈니스스터디 강의실에선 프로젝트 기획서 작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고 있었다. “정보기술(IT) 프로젝트 기획자는 개발자 출신인가요?”(박영훈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24) “프로젝트 기획·컨설턴트는 대부분이 경영학석사(MBA) 출신이 많아요. 하지만 10년 이상 개발자 중엔 기획자로 나가는 사람도 많죠.”(정학선 LG CNS 통신서비스팀 부장)

박씨가 “그럼 컨설턴트 자질은 어떤 게 필요한가”라고 묻자 정 부장은 “IT프로젝트 컨설팅은 투자 대비 효과가 중요하다”며 “프로그램 제작 스킬도 중요하지만 풍성한 인문학적 소양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입소문을 통해 이공계 대학생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한이음 IT멘토링’의 한 장면이다. 이날 멘토로 나선 정 부장은 IT 관련 경력 18년의 정보관리기술사다.

○10년간 멘티 2만7000명 참여

한이음 IT멘토링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IT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기업들도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재교육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이음 사이트(www.hanium.or.kr)에서 멘토나 멘티가 특정 주제를 올리면 주제별로 관심있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된다. 모임별로 시간을 정해 운영된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 토즈 스터디 강의실에선 LG CNS 입사 11년차인 강석태 차장이 10명의 학생에게 NHN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강의했다. 강 차장은 “인터넷이 기존의 데스크톱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NHN도 새로운 모바일 전문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취업에 있어서도 IT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는 6월2일 첫 오프라인 모임 후 세 번째 만남이었다. 이 멘토링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벽 KTX를 타고 올라온 김현진 씨(동아대 컴퓨터공학 2학년·23)는 “현업에서 일하는 선배들의 인사이트(insight)를 배우려고 새벽 열차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매년 진행된 한이음 IT멘토링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IT멘토링은 기업이 원하는 IT인재를 양성해 국가 IT산업을 이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대학과 기업을 잇는 고리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1700여개 기업에서 2952명이 IT멘토로, 120여개 대학 IT관련 학과 학생 2만7272명이 멘티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 국내 최고 IT기업에서 수십년 경력을 쌓은 부·차장급 전문가가 멘토로 나선다.

○부산에서 KTX 타고 오기도

미래창조과학부는 IT멘토링 참여자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팀 단위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선 OS, 리눅스, 네트워크 등 개발서버를 지원하고 있으며 휴대폰·태블릿PC 등 기자재 임대와 센서·보드 구매 지원까지 해준다. 오프라인 미팅을 위한 회의공간 비용과 원거리 학생들을 위해 KTX 교통비도 실비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IT멘토링 후 현장실습 땐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실습비도 제공한다. 지도를 받은 멘티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엔 최대 6개월간 인건비 50%를 지원해 우수 인재를 선점토록 하고 있다.

한이음 IT멘토링의 최대 강점은 취업 경쟁력이다. 지난 10년간 멘토링에 참여했던 멘티의 취업률은 82.5%에 달했다. IT멘토링 참여 학생의 멘토회사 고용률도 20%였다.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이음 엑스포’에선 학·석사급 신규인력 상담과 면접을 통해 430명의 채용이 이뤄지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