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고 있으며 ‘채권왕’이라 불리는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채권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다만 과거와 같이 채권을 사고팔기보다는 장기간 보유를 통해 수익을 노리는 캐리(carry) 투자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스 CIO는 8일(현지시간) 핌코 웹사이트에 게재한 ‘채권전쟁’이라는 글에서 채권시장 환경의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핌코를 믿어줄 것을 투자자들에 호소했다. 그는 금리 상승기라는 상황을 의식한 듯 “새로운 채권시장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새로운 리스크에 대해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트롤리오를 적응시켜 가야 한다”며 이를 자신이 최근 써온 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개념적인 변화라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금리 변화가 민감한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 익스포저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하면서도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잔존만기(듀레이션)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이 새로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머니마켓 금리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듀레이션을 줄이기만 해선 안되며 캐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회사채 등 크레딧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면서 수익률 곡선과 변동성, 환율 캐리 등 다양한 요인들로 투자를 다변화함으로써 채권가격 하락 리스크로부터 보호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로스가 운용하는 대표 채권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미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 우려로 인해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대규모 자금 순이탈에 고전하고 있다. 올들어 누적 투자수익률도 마이너스(-)2.3%를 기록 중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