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심리를 통해 본 파괴적 진실‥4편. 돈은 어떻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범죄와는 거리가 먼 모범적인 생활을 영위했고, 탐욕스러움과는 동떨어져 법의 바탕 위에서 생활하던 사람이 그야말로 하루 만에 자신의 인격 전체를 180도 바꾸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자문해보았다. 갑작스런 부가 점점 많은 욕심을 내게 하면서 사람을 욕심쟁이로 바꿔버리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탐욕은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것을 막아주는 고귀한 ‘저지선’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인가? ‘돈은 사람을 망쳐놓는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인가? 물론 모두에게 이 말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는 그런 것 같다.

엘리자베스가 14만 유로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안 순간부터 클라우스는 14만 유로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돈에 대한 생각이 점점 커지면서 마침내는 그 돈을 어떻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돈만 가질 수 있다면 ‘4분의 1짜리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다. 4분의 1짜리 백만장자부터가 진정한 부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밤낮으로 떠올랐다. 이루 표현할 수 없는 탐욕이 그의 마음을 지배했다. 그는 지금까지 ‘25만 유로’라고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

언제나 ‘4분의 1짜리 백만장자’라고 했다. 그는 엘리자베스의 돈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타진해보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집에 몰래 침입해서 훔쳐올 생각도 해봤지만 너무 불안하고 위험한 것 같아서 포기했다. 강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알아볼 것이 분명해 이 계획도 접었다.

결국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엘리자베스를 죽이는 것이다. 돈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현실성 있는 방법으로 보였다. 이런 생각에 이른 그는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욕심이 갈수록 커져갔다. 자신의 10만 유로에 14만 유로까지 더하면 4분의 1짜리 백만장자에서 그다지 멀어지지 않는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그래도 ‘대충 걸러서’ 한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특별 가중치가 적용돼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이 선고될 것임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잔혹성이라는 모살 특성은 충족되지 않았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두 희생자가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지 않았다는 것이 사법부의 시각이다. 적어도 두 사람은 머리가 잘려나갈 당시 수면제 때문에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부차적인 의문이 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았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범인의 진정한 감정과 관련된 것이기도 했다. 내가 이 사건을 담당했기에 나는 그 대답도 원했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 나는 확실하게 해명되지 않은 일이 있으면 미쳐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는 클라우스에게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었다.

“머리와 손을 쓰레기봉투에 넣었다고 했죠. 그런데 현장에 쓰레기봉투는 없었습니다. 사체 토막들은 그냥 맨땅에 버려진 채였습니다. 왜죠?”

“웃으실 수도 있겠지만 전 비닐봉지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버리지 않습니다.”

아마 나는 한평생 이 문장만큼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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