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취재수첩] 베이징의 임대료 공포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취재수첩] 베이징의 임대료 공포
    중국 베이징의 상업중심지 궈마오(國貿)에 있는 A사는 최근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건물주가 만기가 끝난 사무실 임대료를 150%나 올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궈마오의 사무실 임대료는 최근 3년간 많게는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새로 생긴 건물들의 오피스텔 임대료는 ㎡당 평균 월 1000위안(약 18만원)이나 한다.

    중국에서 꽤 알려진 한국의 유통업체 B사는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고급 쇼핑가 ‘솔라나’에 있던 매장을 최근 폐쇄했다. 100㎡ 크기의 소형 점포였지만 건물주는 임대료를 월 8만위안에서 14만위안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 쇼핑몰의 상징성을 고려해 계약을 유지하려 했지만, 적자폭이 너무 커 철수를 결정했다”며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신규 매장은 외곽 쪽에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의 임대료 상승률은 임대업체에는 거의 공포 수준이다. 보통 계약기간이 2~3년인데도 재계약을 하려면 인상률이 100~200%나 된다. 장사가 잘되는데도 임대료가 너무 치솟아 어쩔 수 없이 재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한국 식당 중 하나였던 ‘화로화’도 비싼 임대료의 희생양이 됐다. 건물관리인은 이 식당 임대료 및 보상금 문제로 마찰을 빚자 폭력배들을 동원해 한국인 주인을 폭행하고 가게를 부숴 한인 사회에 충격을 줬다. 화로화 측은 결국 건물관리인의 요구를 수용해 보상금을 주고 임대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사실상 쫓겨난 셈이다.

    ‘만커피’라는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자상 (주)정성본 회장은 만커피 매장의 높은 수익성 비결로 저렴한 임대료를 꼽았다. 그는 사업 파트너로 주로 부동산업자들을 선택해 파트너 건물에 매장을 입주시키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최소화해왔다. 최근에는 건물주들이 만커피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를 낮출 정도로 만커피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 CJ는 중국에서 CGV 영화관을 입주시킬 때 20~30년 장기 임대계약을 원칙으로 한다. 역시 임대료로 인한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개인 영세업자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이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베이징의 임대료는 이제 한국 사업자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가 됐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삼성엔 절대 못 넘긴다"…한국 견제하는 대만 TSMC의 선택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전 세계 반도체산업 종사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TSMC의 분기 실적설명회(콘퍼런스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 자사 초미세공정 개발 상황 등에 대해 매번 자신감 있는 답을 내놓는 TSMC 경영진도 진땀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질문이 있다. 'CoWoS'로 불리는 최첨단패키징(다른 종류의 첨단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 투자에 대한 것이다.TSMC CoWoS의 부족한 생산용량(캐파)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병목(막힘현상)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지난 10월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경영진에게 "내년엔 CoWoS 용량이 2배 늘어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TSMC 경영진은 "내년 초에 확정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AI반도체 생산의 핵심 TSMC CoWoS현재 TSMC는 엔비디아, AMD, 구글 등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직접 만든 GPU 등 프로세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으로부터 받은 HBM을 합쳐 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를 생산한다. 이때 핵심 공정이 GPU, HBM 등 서로 다른 칩을 기판 위에서 실리콘인터포저(기판, 칩 등을 연결하는 데 활용되는 부품)로 연결하는 CoWoS다.엔비디아 B200, AMD MI350X,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등 최신 AI 가속기도 현재 CoWoS를 거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을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TSMC가 CoWoS 라인을 확충하지 않으면 AI 가속기를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TSMC는 최근 칩을 만들어주는 파운드리(전공정)와 CoWoS를 묶어 '턴키'로 서비스한다. AI용 고성능 AI 가속기에 CoWoS가 필수적이란 것을 이용하는 '영리한' 영업 전략으로 평가된다.

    2. 2

      "비트코인, 이 선마저 무너지면"…전문가의 '경고'

      비트코인이 8만9000달러 선을 내주면서 추가 하락 폭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1차 지지선이 8만6000달러 수준이라고 보도했다.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스는 이날 엑스를 통해 "8만9000달러가 붕괴되면서 1차 지지선이 8만6000달러"며 "이 선마저 무너지면 깊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다시 확산되면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15일 오전 6시2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66% 하락한 8만85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8만9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0.51% 하락한 3085달러를 기록했고 바이낸스 코인은 1.23% 내린 881달러에 거래됐다. 리플은 1.37% 하락한 1.98달러로 2달러 선이 붕괴됐다. 리플이 2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도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이번 하락은 주요 거시경제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과 함께 글로벌 긴축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미뤄졌던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여기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저금리 엔화를 빌려 가상자산에 투자하던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3. 3

      대만 둘러싼 중·일 갈등…한국에 미칠 파장은 [조평규의 중국 본색]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중·일 간 갈등은 여러 분야까지 번지고 있습니다.중국의 대만 침공과 미·일 개입이 전제되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한국은 군사·외교적 악영향을 받게 됩니다. 또 국내총생산(GDP)은 4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16%)이나 일본(13%)보다 큰 수치입니다.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의 교역 및 공급망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대만 문제, 군사 충돌 가능성 높지 않다.대만 문제에 대한 군사 충돌 가능성은 상호 경제의존도와 미국의 억제·중재 등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우발적 충돌 위험은 상존합니다. 전쟁은 감정보다 이권에서 비롯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동중국해 해양자원 문제는 '돈이 걸린 분쟁'으로, 구조적 위험 요인이 잠재하고 있습니다.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며 일본 여행·유학 자제, 일본 애니메이션 상영 제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등 경제 보복 조치를 가동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이 고위급 인사를 긴급 파견해 진화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중단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다카이치 총리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발언 철회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본 역시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고 재정 여건이 악화한 상황이어서, 관광객 감소나 희토류 압박 등 갈등을 장기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이번 갈등은 일본이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건드리면서 촉발된 것으로, 2012년 센카쿠 해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