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전자업계가 특허 소송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지난해부터 자동차 업계에서도 특허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업종은 반도체·휴대폰 등 핵심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IT업종에 비해 특허 분쟁이 빚어지기 어려운 분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에 IT를 접목하는 사례가 늘면서 특허 소송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관리회사인 AVS(American Vehicular Science)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작년부터 총 10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AVS는 작년 1월 자동차 관련 특허보유업체인 ATI(Automotive Technologies International)로부터 310건의 특허를 넘겨받아 설립된 회사다. 설립 직후인 작년 6~7월 도요타와 BMW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동차 분야의 ‘특허 괴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현대차기아차를 상대로 각각 3건의 특허 침해소송을 냈다. 이어 지난 2월에도 현대차를 겨냥해 4건의 추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AVS가 문제를 삼은 특허는 차량 진단·모니터링 시스템,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등 이다. AVS는 도요타, BMW,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미국 내 대다수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비슷한 특허 침해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엔진·변속기 개발에 집중했던 자동차 업계 트렌드가 스마트카 등으로 옮겨가면서 특허침해 소송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