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경남 거제의 저도에서 짧은 하계휴가를 마치자마자 군사작전 하듯 청와대 핵심 참모진 개편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각에 대한 후속 인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참모진 교체 인사가 하반기 국정 운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인적 쇄신 성격이 있는 만큼 내각에서도 행정 집행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 인사를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여권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청와대는 이번 인사에 이은 후속 내각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참모진 교체 인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후속 개각 관련 인사는 없다”고 했다. 이른바 ‘저도 구상’은 청와대 참모진 일부 개편으로 마무리짓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도 얼마 전 주요 언론사 편집국장단 오찬에서 개각 여부를 묻는 말에 “장관들은 아주 힘들게 선정했기 때문에 자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여권 내 일각에서 거론된 경제팀 교체와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국무회의에서 “경제부총리가 제대로 일한 시간이 4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해 왔다. 하반기에는 국민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더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며 현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경제팀 교체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르면 하반기 10월 재·보선, 늦어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폭의 내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초대 내각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밑그림을 차질 없이 그리는 사람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보면 맞다”며 “이런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구성원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새로운 인물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청와대 개편은 인물을 한 번 중용하면 끝까지 함께하는 기존 ‘인사 스타일’을 깬 파격이라는 말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