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이 가명으로 추리소설을 출간한 사실을 유출한 영국 법무법인이 롤링 측에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고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언론이 보도했다.
롤링의 고문법인으로서 소속 변호사가 업무상 기밀을 유출해 피소된 러셀스 법무법인은 이날 소송비용을 배상하고 소설 수익권자인 군인복지재단에 별도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롤링은 지난 4월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450쪽 분량의 추리소설 ‘더 쿠쿠스 콜링’(The Cuckoo‘s Calling)을 발표했으나 최근 이런 사실이 누설돼 홍역을 치렀다. 실명 공개로 책 판매가 급증하자 롤링이나 출판사가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의혹은 곧바로 러셀스 측에서 소속 변호사인 크리스 고시지가 비밀을 누설했다고 시인하면서 해소됐다.
고시지는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부인의 친구인 주디스 칼레가리에게 전달했고, 칼레가리는 다시 트위터로 선데이타임스에 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셀스는 유출 경위를 확인한 직후 곧바로 롤링 측에 사죄했다고 밝혔다.
롤링은 이번 일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이 가까운 지인도 모르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지 여러 날 고민하는 일은 유쾌하지 않았다”며 “전문성 있는 로펌이기에 신뢰했는데 기대가 어긋나 화가 치민다”고 밝혔다.
소동 전까지 1500부 판매에 그쳤던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해 30만부를 새로 인쇄했다. 롤링은 실명이 공개된 7월 14일 이후 발생한 책 판매 수익을 군인복지재단에 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