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단 소속인 30대 김씨는 주말이면 직장 동료들과 야구 경기를 즐기며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나 김씨는 여름 야구시즌이 반갑지만은 않다. 해마다 여름이면 무좀 때문에 고생이다. 지난해 약까지 사 한두 차례 발랐지만 여름만 되면 다시 발가락이 짓무르고 간지러워 견딜 수가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7~8월에 ‘백선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겨울철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통상 50만명이 넘는다. 백선증은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 질병을 말한다. 발에 걸리는 무좀이 대표적이다. 무좀균은 덥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고 장마가 지속되는 여름철에 많이 발병한다.

최근 한국노바티스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좀 경험자 10명 중 3명은 4년 이상 무좀을 달고 살았다. 특히 30대의 23%, 40대 34%, 50대 58%는 5년 이상 무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번 걸린 무좀은 쉽게 치료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성 무좀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방증이다.

무좀은 방치하게 되면 가족 등 주변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고, 발뿐만 아니라 손·사타구니 등 다른 부위로도 전염될 수 있다. 무좀이야말로 초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얘기다.

무좀은 의외로 증상이 다양하다. 발가락 사이가 희게 짓무르거나 벗겨지는 지간형 무좀, 발바닥 각질이 떨어지고 인설이 덮이는 각화형 무좀, 발 측면에 물집이 산재하는 소수포형 등이 대표적이다. 서성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족부백선(무좀)의 경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고 경구용 치료제를 수개월 동안 복용해야 한다”며 “무좀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되도록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라미실원스(한국노바티스)처럼 한 번 도포로 최대 13일까지 진균 효과를 나타내는 제품도 나왔다. 멸균 작용으로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치료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운동이나 야외 활동 시에는 맨발보다 면 양말을 신는 것이 좋고 자주 신발을 벗어 발에 통풍을 시키면 무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