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2.0 TDI, 7세대로 진화한 골프…똑똑한 해치백에 세련미 더하다
폭스바겐 골프가 돌아왔다. 1974년 태어났으니 올해 만 39세.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7세대로 진화한 골프는 늙지 않았다. 중후한 멋과 세련미가 더해졌다. 몸매는 탄탄하고 날렵해졌다. 성능도 강해졌다. 예전보다 더 노련하고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지난 4일 거제도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그 비결을 알아봤다.

◆디자이너도 반한 외모
‘디자이너가 선택한 자동차, 해치백의 교과서.’

폭스바겐 골프 2.0 TDI, 7세대로 진화한 골프…똑똑한 해치백에 세련미 더하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임범석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 운송 디자인학과 교수는 골프를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도 5세대 골프를 구매했다. 임 교수는 “그동안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실용성과 스포티함을 살린 해치백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했다”며 “골프는 해치백 디자인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정답”이라고 했다.

골프는 못생긴 해치백, 덜덜 거리는 디젤, 내부공간이 좁은 소형차라는 세 가지 단점을 극복한 차다. 전 세계에서 약 3000만대가 팔렸다. 출시 이후 39년간 매일 2000명 이상이 골프를 구매한 셈이다. 성공비결은 남녀노소의 벽을 허물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에 있다.

7세대 골프는 기존 모델에서 선을 조금씩 변형했지만 전 모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헤드램프는 살짝 아래로 내려왔고 동그란 안개등은 네모 형태로 바뀌었다. 보닛 위에는 깊은 라인을 새겼다.

신형 골프는 전장(길이)이 전 모델보다 56㎜ 길어졌고 차체는 28㎜ 낮아졌다. 폭도 전 모델보다 13㎜ 넓어졌다. 안쪽으로 후드 라인을 밀어넣고 자연스럽게 앞쪽과 뒤쪽 펜더를 강조해 더 넓어보인다.

◆가볍지만 속이 꽉 찬 실내
시승 전 7세대 골프에 새롭게 탑재된 안전장비인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MCB)를 체험해봤다. 사고 때 충돌이 감지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속도를 시속 10㎞로 줄인다. 1차 충돌 이후 당황한 운전자가 감속하지 않아 2차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똑똑한 기능이다. 편의사양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충실해졌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창에 터치스크린이 적용됐으며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화,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2.0 TDI 블루모션을 타고 김해공항 인근에서 거제도 해안도로를 달려봤다. 구불구불한 곡선도로에서 날카로운 코너링을 보여줬다. 몸무게를 100㎏이나 줄였지만 가볍거나 ‘붕’ 뜨는 느낌이 전혀 없다. 도로에 착 감기는 느낌이 감칠맛 나는 드라이빙의 재미를 선사했다. 디젤엔진의 소음도 개선했다. 실제 주행연비는 19㎞/ℓ. 복합연비 기준 16.7㎞/ℓ를 거뜬히 넘었다.

7세대 골프는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차체뼈대)에서 만든 첫 번째 차종이다. 장난감 레고를 조립하는 것처럼 공통된 뼈대에 차종별로 부품 패키지인 모듈을 얹어 다양한 차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신형 골프의 생산시간은 전보다 30% 단축됐다고 한다. 공통 부품이 늘어 가격도 저렴해졌다.

신형 골프는 전 모델보다 편의사양과 성능을 개선하고도 가격이 낮아졌다. 이제 2000만원대에서도 골프를 만날 수 있다. 1.6 TDI는 2990만원으로 2012년형보다 320만원 내렸다. 2.0 TDI도 30만원 낮은 3290만원으로 책정했다. 오는 9월 선보일 골프 2.0 TDI 프리미엄은 3690만원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