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MKZ, 발레리나 춤추듯 매끄러운 곡선 디자인
링컨 MKZ는 발레리나를 연상케 한다.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활짝 펼쳐진 날개 모양 그릴을 보면 우아하고 단아한 발레리나의 춤사위를 보는 것 같다. 지붕부터 뒤트렁크까지 미끄러지듯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진 옆면 디자인도 군살 없이 매끈한 등 라인과 닮았다.

링컨 MKZ, 발레리나 춤추듯 매끄러운 곡선 디자인
MKZ는 인상적인 디자인 못지않게 독특한 차다. 운전석에 앉으면 있어야 할 곳에 변속기가 없다는 점에서 놀라게 된다.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 왼쪽에 버튼식 변속기가 있다. 라디오 채널을 변경하듯 손으로 꾹 눌러 기어를 바꾼다.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P(주차)·R(후진)·N(중립)·D(주행) 버튼이 있다. 기어봉을 위 아래로 스르륵 밀면 되는 것과 달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하는 주차 때는 다소 번거롭다.

이 차는 엔진 배기량은 줄이고 연비와 성능은 높인 다운사이징의 대표주자다. 2012년 모델은 3.5ℓ 6기통 가솔린 엔진이 달려있지만, 2013년식은 2ℓ 직렬 4기통 엔진으로 바뀌었다. 터보 엔진의 일종인 ‘에코부스트’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34마력, 최대토크 37.3㎏·m의 성능을 낸다. 각각 267마력, 34.4㎏·m의 성능을 내는 3.5ℓ 모델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독일차에 비해 서스펜션이 단단하지 않고 핸들링도 가볍고 부드럽다. 속도를 내다가 앞차와 간격이 가까워지면 앞유리에 빨간색 경고등이 ‘삐비빅’ 소리를 내며 번쩍이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고 시승했다가 눈 앞에서 갑자기 번쩍이는 불 때문에 소리를 지를 뻔했다. 사고 방지를 위한 것이지만 운전자가 놀라서 핸들을 잘못 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복합연비는 10.2㎞/ℓ로 전 모델보다 20%가량 개선됐다. 그래도 요즘 차들이 20㎞/ℓ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쉽다. 실제 주행 연비는 9㎞/ℓ대가 나왔다. 가격은 4700만원. 독일 중형차에 비해 저렴하다.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독일차는 싫고, 남들과 달라보이면서 아름다운 미국차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