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잠정 중단됐던 8조3000억원 규모의 차기전투기(FX) 사업 가격입찰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백윤형 방사청 대변인은 25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6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끝난 뒤 연 브리핑에서 “기존 사업비 규모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한 모든 대안을 검토한 뒤 가격입찰을 재개하는 것이 전력 공백을 줄이는 등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이르면 오는 8월12일부터 입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방추위에선 구매 대수 축소나 분할 매수 등으로 사업 방식을 변경하면 차기 전투기의 전력화가 2년여 늦어져 전력공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방장관과 이용걸 방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난 19일 국방중기계획을 설명한 뒤 FX사업에 대해서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5일까지 3주간 총 55회의 가격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8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충족하는 기종이 나타나지 않아 입찰을 중단하고 사업추진 방안 변경 등을 검토해왔다. 건군 이래 최대 규모로 무기를 도입하는 이 사업은 F-35A(록히드마틴), 유로파이터(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 F-15SE(보잉) 등 3개 기종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방사청이 사업비 증액 명분을 쌓으려고 요식행위로 추가 가격입찰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가격입찰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추가 가격입찰에도 사업비를 충족하는 기종이 없으면 사업비 증액 등을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기종이 적극적으로 가격을 낮추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