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생명과학은 모든 것을 진화론적으로만 보기 때문에 ‘고아 유전자’도 진화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만 보고 있습니다.”이재규 KAIST 명예교수(사진)는 28일 경기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추계학술대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서로 역할이 다른 것을 일방적으로 해석하면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화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각각의 종(種)의 유전적 차이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규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김우주 연세대 AI 기술연구센터장, 정대균 경희대 생명공학장, 유혁 고려대 교수, 박태성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그동안 종(種)간 공통유전자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유전자의 진화적 기원을 설명해온 비교유전체학에 대비되는 ‘생성형 유전체학’의 개념을 세웠다.연구의 핵심은 고아 유전자에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연구한 결과 거의 모든 종에서 공통된 유전적 특성이 없고 유전자의 조상 격인 최초 상동유전자를 찾을 수 없는 고아 유전자가 1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가 ‘조상 유전자’로부터 진화한 것이라면 그 조상 유전자는 어디서 왔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현재의 진화론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를 돌연변이로 규정하지만 모든 생명체의 10분의 1이 넘는 유전자는 고아 유전자라는 점은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는 고아 유전자가 진화의 산물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는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했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파리, 꿀벌, 꼬
SK그룹의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인 SK팜테코가 국내 세종공장에서 미국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사진)를 생산한다.▶본지 2024년 12월 12일 A1,14면 보도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마운자로의 원료의약품을 일라이릴리에 5년 이상 장기 공급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 수준이다. 최대 기준으로는 SK팜테코 연 매출(약 8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운자로는 글로벌 매출 1위 비만치료제다. 3분기에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실적을 제치며 매출 기준 글로벌 1위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수주 실적은 2027년부터 SK팜테코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며, 연간 2000억~4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마운자로는 SK팜테코의 세종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 3월부터 세종에 첨단 저분자·펩타이드 생산 공장(5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약 1만2616㎡ 부지에 들어설 8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수십t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가동이 목표다. 펩타이드 제조를 위한 연구개발(R&D) 시설과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을 충족하는 시험생산시설(킬로랩, 파일럿 플랜트)도 구축 중이다.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6공장의 외부 구조(셸)도 함께 짓고 있다.업계에선 SK팜테코가 마운자로뿐만 아니라 다른 비만치료제도 추가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만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에 글로벌 제약사도 기술력 있는 CDMO 업체를 찾고 있다. 제약업계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약값은 낮추고 신약 가격은 높이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추진한다. 신약 도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지만 제네릭 판매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신약 등재·평가 체계를 개편하고 제네릭 약가를 최대 25% 낮추는 등의 내용을 담은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신약 약값 기준 변경은 2007년 선별급여등재 제도를 도입한 후 18년 만, 제네릭 약값 인하는 2012년 일괄약가인하 제도를 시행한 후 13년 만이다.정부는 신약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비용 효과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ICER 임계값(급여 허가 상한액)을 2027년부터 적정 수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생존위협 질환 등 질병의 위중도, 치료적 이익,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한 가중치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 제네릭 가격을 오리지널 의약품 최초 약가의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제네릭 가격은 인하폭을 확대한다.이중규 복지부 보험정책국장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2월께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값 개편…신약 올리고 복제약 최대 25% 깎는다 트럼프 새 약가 정책 후폭풍…韓 제약업계 재편 신호탄‘0.09% vs 0.78%.’ 한국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혁신 의약품 지출 비중이다. 한국 건강보험 등이 신약에 지출하는 비용은 선진국 중 가장 낮다.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국내 제약사조차 신약의 한국 출시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다. 그간 높은 약가 부담을 감수하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