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한국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8일 발표한 ‘상장기업, 경영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상장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10년 18.6%에서 지난해 5.0%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총자산 증가율도 12.4%에서 4.2%로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도 5.2%를 기록해 2010년(7.4%) 이후 내림세를 탔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이 두 기업을 제외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9%로,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2009년만 해도 두 기업을 포함한 전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은 6.1%, 두 기업을 제외한 수치는 6.01%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자본 대비 이익 규모를 뜻하는 수익성 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체 상장기업의 ROE는 6.9%였지만 두 기업을 제외하면 4.7%로 크게 낮아진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 위축 정도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심각하다”며 “정부는 규제 완화와 자금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