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더 지속될 전망이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서 출석,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진 이후에도 제로금리(0~0.25%)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Fed가 작년 12월부터 강조해온 금리정책 방향, 즉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고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면 단기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과 사뭇 다른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Fed의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은 실업률 통계가 경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 경제활동 인구가 줄고 있다. 실업률(실업자÷경제활동인구)을 계산할 때 분모가 줄어 실업률이 하락하는 착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고용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높은 실업률과 함께 장기 실업자 및 임시직 증가 등은 고용시장 침체를 암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업률 6.5% 달성이 자동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실업률은 7.6%다. 버냉키 의장은 “정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실업률이며 고용시장의 상황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들은 2015년까지 실업률이 6.5%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하면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6년 이후에야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의 지표금리 격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5월 초 연 1.6%대였다. 이후 Fed의 출구전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승세로 전환, 최근 연 2.74%까지 급등했다.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연 2.49%로 떨어졌다.

버냉키 의장은 18일 상원 청문회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며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 등 여러 경제지표들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은 버냉키 의장의 청문회 발언을 종합하면서 “Fed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가 연내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