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NHK는 5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적어도 85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17일 보도했다. 사망자의 85%는 고령자를 포함한 60세 이상이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기온이 35℃ 이상으로 올라간 때가 늘어난 지난 8일부터 숨지는 이들이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도쿄도에서 46명, 가나가와현에서 12명, 아이치·오이타현에서 각각 3명이 숨졌다.

일본 소방청은 지난 8~14일 일주일간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이 1만913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소방청 구급기획실 관계자는 “일주일간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실려간 이가 1만명을 넘은 것은 주 단위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16명은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사망했고, 중상자도 393명에 이르렀다.

올여름(5월27일 이후) 열사병 이송자 수는 총 1만8178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5월28일∼7월15일, 5509명)의 약 3.3배에 달한다. 올여름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진 이는 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명)보다 2.5배나 많았다.

일본 언론은 올해 장마 기간이 예년보다 짧았던 탓에 갑자기 올라간 기온에 몸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서 열사병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기상청의 장기 예보에 따르면 7월 내내 도쿄 등 주요도시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에도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열사병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