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요사장단회의는 매주 수요일 아침 8시에 열리는 삼성그룹 사장단 모임이다. 주요 계열사 사장과 그룹 미래전략실 팀장 등 50여명이 참석 대상이다.

해외 출장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반드시 참석하며, 부사장 등이 대리 참석할 수 없는 그야말로 최고경영자의 모임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참석한 경우가 없으며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등도 2010년 잠시 참석한 적이 있으나 요즘엔 거의 오지 않는다.

사장들의 모임이지만 의사결정기구는 아니다. 주로 외부 인사를 초청해 경제·사회 주요 이슈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 건강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듣는 교양 강의가 약 40분간 진행되고, 20분가량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이 그룹 현안에 대해 간략히 브리핑하는 경우가 많다.

강사는 미래전략실 전략1팀에서 선정해 초빙한다. 초빙된 강사들은 교수들이 많지만 연극배우, 스포츠맨, 벤처기업 사장 등 다양하다.

사장들이 수요일에 모이기 시작한 것은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로 알려져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부터는 ‘수요회’란 이름으로 불렀다. 2008년 4월 특검 조사로 이 회장이 경영에서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에 공백이 생기자, 삼성은 ‘수요회’를 기존의 그룹 의사결정기구였던 전략기획위원회(이른바 9인회)와 통합해 수요사장단회의로 바꿨다.

이 회의는 신년하례회가 있는 1월 첫째 주, 여름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를 빼고는 매주 열린다. 10대 그룹 가운데 모든 계열사 사장들이 매주 정례적으로 모이는 곳은 삼성밖에 없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