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214편 조종사들이 충돌 직전 두 차례나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올리라는 뜻인 ‘복항(go around)’을 외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조종실 대화 녹음을 분석한 결과 충돌 3초 전 누군가 ‘복항’을 외쳤고 1.5초 전에도 같은 고함이 들렸다”고 설명했다.

조종사들이 충돌 직전에야 잘못된 고도와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수를 올리려고 했다는 뜻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녹음 기록에 따르면 충돌 9초 전까지도 조종사들의 대화에는 속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분석 결과 각종 자동 비행 장치들이 비행 중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으며 고장 징후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충돌 34초 전 이강국 기장의 눈에 비쳤다는 불빛은 시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장은 불빛을 보기는 했지만 재빨리 시선을 돌렸고 계기판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으며 햇빛이 반사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고 NTSB는 전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구급차와 소방차가 늑장 출동했다는 탑승객의 주장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NTSB는 현장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 허스먼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요원은 워싱턴DC 본부로 복귀하기로 했다. 현장 조사를 위해 그대로 뒀던 항공기 잔해도 전날부터 치우기 시작했다. 사고가 난 활주로 조사도 끝내고 원상 복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2일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에 실은 박삼구 회장과 윤영두 사장 명의의 사과문에서 “이번 사고로 중국 인민과 정부에 끼친 아픔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깊게 느낀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남윤선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