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과 밴(VAN)사, 카드사를 거치는 복잡한 카드 결제 방식과 수수료 방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KDI와 삼일PWC 컨설팅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밴 시장 구조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현재 밴 시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의 근본적인 원인은 밴 서비스의 제공·수혜 주체와 가격결정·지급주체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밴사는 신용카드 결제 승인을 대행하는 '중간 유통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현재 신용카드사와 밴사간의 협상으로 밴 수수료가 결정되는 방식을 밴사와 가맹점이 협상하도록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밴 수수료의 부담주체는 가맹점인데 수수료는 신용카드사와 밴 사간 협상으로 결정돼 왜곡된 시장구조가 형성된다"며 "밴 서비스의 이용주체인 가맹점이 밴 사와 직접 협상해 결정한 수수료를 밴 사에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밴 사의 수입이 거래건수에 비례하는 상황에서 밴 사는 우량 가맹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밴 서비스 비용과 실질가격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경쟁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가맹점이 밴 사와 직접 협상한다면 리베이트가 없어지고 밴 사간 가격경쟁으로 실질 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DI의 이런 연구결과에 대해 한국신용카드 밴협회는 "30여년간 지속된 카드사와 밴사간에 유기적인 협력체제에 손상을 줘 결제인프라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밴 협회 박성원 사무국장은 "시장원리에 맡기면 밴 수수료가 인하될 것이라는 막연한 추정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KDI 제시안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밴 수수료 단가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