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구매제한' 12개 도시로 확대
중국이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해 자동차 구매 제한 조치를 확대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위축되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톈진 충칭 청두 항저우 선전 칭다오 스자좡 우한 등 8개 도시가 조만간 자동차 구매에 대한 쿼터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산시성 시안도 지난해 자동차 구매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자동차 구매 제한 도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스자좡 정부는 올해 말부터 한 가정이 3대 이상의 자동차를 갖지 못하도록 하고 2015년부터는 자동차 구매 추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190만대인 차량 대수를 2015년엔 210만대 이내로 억제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구이양 등 4개 도시가 자동차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베이징은 월 2만대를 인터넷 추첨을 통해 배정하고 상하이는 월 1만대의 번호판을 경매 방식으로 팔고 있다. 즉, 차를 사려면 베이징 시민은 당첨돼야 하고 상하이 시민은 번호판을 고가로 사야 한다. 상하이의 번호판 가격은 지난달에 평균 7만7800위안(약 1500만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차량 구매 제한 제도가 중국의 다른 도시로 확산되면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8개 도시에서 구매 제한령을 실시하면 매년 40만대, 중국 전체 시장의 약 2%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협회는 특히 자동차 구매 제한으로 계층 간 위화감이 더욱 조성되고, 중국산 자동차의 판매가 급감할 수 있다며 정부 측에 재고를 요구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올해 경기 불황으로 판매 증가율이 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 7%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나 증가한 1078만대가 판매됐다. 사실상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성장률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는 “상반기에는 예상외로 많은 차가 팔렸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2080만대가 팔려 판매 증가율은 7%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가 불확실하고 제도적인 제약도 많아 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