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상품' 으로 등장한 에르메스 백
1750만원짜리 에르메스 백(사진), 420만원짜리 골드바 등 값비싼 명품과 귀금속이 인터넷 쇼핑몰의 ‘미끼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값비싼 제품을 특별이벤트를 통해 나눠주며 집객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로스 리더(loss leader)’ 기법이 온라인 쇼핑업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

CJ오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오클락(www.oclock.co.kr)에선 최근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백이 1102만원에 팔렸다. 오클락이 지난 5월 개설한 ‘프라이스 다운숍’은 가방이나 액세서리 등을 전시한 뒤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최초 가격에서 매일 1%씩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에르메스 백은 지난 5월20일 1750만원에 전시돼 36일 동안 매일 1%씩 할인된 뒤 팔렸다.

이 외에도 샤넬 ‘캐비어 클래식 점보’(448만원), 끌로에 ‘마르씨백’(117만원) 등 다른 브랜드의 명품백과 ‘75g 골드바’(380만~420만원대) 등 31개 품목이 프라이스 다운숍에서 판매됐다.

박영선 오클락사업팀 과장은 “낮은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점 뿐 아니라‘눈치작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된 실시간 댓글 시스템’ 등이 고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판매 목록에 올라와 있는 샤넬, 지방시, 이브생로랑 명품백 등 유명 브랜드 상품에는 SNS 연동 댓글이 10페이지 이상 게재돼 있다.

온라인몰 11번가도 고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7월 한 달간 최저가 경매 행사인 ‘쇼킹 프라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일정한 가격범위 내에서 ‘유일한 최저가’를 제시한 고객에게 해당 금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행사다. 유일한 최저가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유찰된다. 1일에는 148만원짜리 프라다 토트백이 5만2240원에 낙찰됐다.

네이버 지식쇼핑도 같은 형태의 최저가 경매인 ‘슈팅프라이스’를 모바일 웹에서 운영하고 있다.

박기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낮은 가격의 상품으로 고객을 모으는 전통적인 로스 리더 전략이 ‘흥미’ 요소를 끌어들여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기업들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해 다양한 고객정보를 얻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로스 리더

loss leader.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목적으로 특정 상품 가격을 대폭 낮추는 기법. 유인상품 전략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가 이하로 팔면 해당 품목에서는 손해가 발생하지만 집객효과가 커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