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츠·배당주·신흥국 국공채 등에 투자…안정적 배당·이자 수익…자본차익도 노려
한국도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성장률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금리가 바닥을 기게 되는 상황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방식으로는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멀티인컴펀드는 이런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투자 상품이다. 인컴펀드란 채권, 부동산신탁,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받는 펀드를 말한다. 여기에 ‘멀티’를 붙인 건 투자 대상 지역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낮으면서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금리 시대에 멀티인컴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성장 시대 직면한 한국

요즘 한국 경제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는 ‘저성장’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대략 2.5%로 예상되고 있다. 2012년 2.0% 성장에 이어 연 3%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증가율이 2~3%에 머물렀던 건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의 카드 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굵직한 사건이 터졌을 때뿐이었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경제 현실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엔저(低)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에 가계부채란 ‘폭탄’도 짊어진 모습이다.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증가하는 비정규직 및 실업 문제는 향후 소비 부진을 불러 내수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의 불안 요소로 자리잡았다.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 역시 장기적으로 잠재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출산 및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370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40만명씩 감소해 노동력 부족, 저축 감소,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리츠·배당주·신흥국 국공채 등에 투자…안정적 배당·이자 수익…자본차익도 노려
○방황하는 투자자들

투자자 입장에서 저성장 시대가 반가울 리 없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장이 멈추면 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가 증가한다. 따라서 시장의 비효율성이 축소되고, 투자 기회도 찾기 어려워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수익을 현실에 맞게 낮춰야 하고, 새로운 수익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시야를 넓히고 발로 뛰어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국내 간접투자자들의 투자지역별 현황(공모형 증권펀드 기준)을 보면 국내 투자 비중이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국내 비중이 6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을 경험한 일본의 경우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자산을 해외 고수익 자산 등으로 확대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일본 펀드가운데 44.8%(복수 응답)는 해외 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25.9%는 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외면하는 현상은 2007년을 전후해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던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해외 펀드에 대한 과세도 한몫했다. 투자 실패로 인한 위험 회피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금융위기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해외 펀드에 대한 환매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서의 투자 기회를 그만큼 잃고 있다는 의미다.

저성장 시대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의 포인트는 바로 ‘인컴’이다. 과거에는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공식이 통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위험이 높은 자산이 오히려 기대수익도 낮아진 것이다. 상황이 변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인컴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대안, 멀티인컴펀드

결국 저성장 시대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포인트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해외 자산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컴 자산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멀티인컴펀드는 이 두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충족해주는 상품이다. 멀티인컴펀드란 다양한 인컴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배당 및 이자 수익을 거두는 동시에 자본차익도 추구하는 상품이다. 리츠, 배당주, 신흥국 국공채, 하이일드 채권 등에서 인컴이 꾸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낮으면서 채권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 투자함으로써 변동성 관리는 물론 포트폴리오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해외 리츠·배당주·신흥국 국공채 등에 투자…안정적 배당·이자 수익…자본차익도 노려
다만 인컴 펀드의 최근 성과는 부진했다. 지난달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한 게 화근이 됐다. 중국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는 등 글로벌 자산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배당주와 리츠 역시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가격 조정을 받았다. 채권 금리도 급등해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이렇게 투자 대상 자산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여 인컴 펀드의 성과도 단기적으로 부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를 맞아 투자 대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인컴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환류되는 미국 시장을 포함한 선진 시장이 유리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PB리서치팀 연구위원 onus.oh@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