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이 직원들과 함께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꽃 심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SK 제공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이 직원들과 함께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꽃 심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SK 제공
SK의 사회공헌 활동은 자금, 교육, 시스템 등을 함께 묶어 종합적으로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인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행복경영을 추구하는 그룹의 경영철학이 SK 사회공헌의 바탕에 깔려 있다.

○입체적 지원으로 효과 키워


석유화학 부문 지주회사격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중소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을 사회공헌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이 회사는 사회공헌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어도 예산이나 노하우 등이 부족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협력사들을 위해 전문 컨설팅부터 자금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3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공모해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전문가그룹의 심사를 거쳐 5개 협력사 아이디어를 첫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항석유, 국제플랜트, 대광석유, 애트, 일산화학공업 등 5개 기업이 제안한 사회공헌 활동에 총 2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SK가 자금과 교육, 시스템 등 ‘3각 편대’로 협력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지난해 다수의 협력업체를 거느린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더욱 체계적으로 확립됐다. SK는 작년 말 기준으로 27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했다. 올해엔 펀드 규모를 35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2010년 첫 설정액인 15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협력사 투자에 특화된 목적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것도 눈에 띈다. 이 펀드는 협력사가 추진하는 연구개발(R&D), 공장 증설 등에만 쓰이는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동반성장보험 96억원도 마련했다. 1차 협력업체가 부도가 날 경우 2차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SK는 협력사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9년째를 맞는 SK상생아카데미 과정은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700여명에게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 협력업체 임직원 1만1000여명은 e러닝 시스템을 통해 SK 직원들이 받는 직무교육을 무상으로 똑같이 이수했다. SK 관계자는 “협력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높아져야 실질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철학을 반영해 기술, 자금, 경영지원 등 시스템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계열사들의 협력업체 지원활동도 활발하다.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사가 보유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료 임치제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와 함께 성장‘행복경영’

SK는 협력사의 R&D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80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SK텔레콤의 테스트센터를 이용했다. 이 회사의 상생혁신센터는 1인 창조기업 19건을 지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업체가 베트남에서 공장보수사업을 165억원에 수주할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협력사의 해외 전시관 운영과 설치를 위한 교육 및 체재 비용을 전액 지원해 해외시장 개척을 도와주고 있다.

SK텔레콤은 민간기업 최초로 협력사 대금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1차 협력사에 지급한 대금이 2차 협력사에 제대로 지급되는지도 관리할 계획이다.

SK의 사회공헌은 행복경영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 회장은 평소에 “SK가 지향하는 행복경영이란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계속하되 사회 전체의 행복 극대화로 발전하고,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이웃과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드는 것이 핵심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2004년 확립된 행복경영 철학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를 추구한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는 고객, 구성원, 주주, 사회 등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이해관계자, 즉 사회 전체를 의미한다고 SK 측은 설명한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전무)은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발굴과 육성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 마련과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