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때만 예방 접종?…동남아 갈때도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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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 헬스 - 해외여행 주의해야 할 질병
동남아·中 뎅기열 107% 급증
말라리아로 해마다 1만명 '몸살'
유럽 간다면 홍역 예방접종 꼭
동남아·中 뎅기열 107% 급증
말라리아로 해마다 1만명 '몸살'
유럽 간다면 홍역 예방접종 꼭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게 이제는 흔한 일이다.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외국으로 나간 해외여행객은 826만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만명 늘었다. 장기 불황에도 해외여행객은 꾸준히 늘면서 여행업계는 전에 없던 호황을 맞고 있다. 올해 해외여행객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의 1373만명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낯선 이국땅에서는 여독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위생상태 불량, 현지 풍토병 등으로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이 준비해야 할 예방접종 요령에 대해 이소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홍역 유행하는 유럽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개선과 예방접종으로 국내 감염병은 감소한 반면 국가 간 교류로 인한 국외 유입 감염병은 오히려 증가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감염병 사례는 2009년까진 200명 내외에 불과했지만 2010년 335명, 2011년 349명, 2012년 353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당국은 특히 유럽 여행객들은 홍역 예방주사를 반드시 맞으라고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2012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루마니아 등 유럽지역 36개 국가에서 2만7000명 이상이 홍역에 감염돼 9명이 사망했고 7300여명이 치료 중이라고 추산했다. 유럽에서는 2010년 이후 홍역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외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홍역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면 홍역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MR) 혼합 예방백신은 일반적으로 생후 12~15개월에 접종한다. 1회 접종만으로 최소 95%에서 항체가 형성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소아·청소년은 출국 전 MMR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 풍진 백신은 기형아 출산 또는 유산이 우려되므로 임신부에게는 금기다. 접종 후 적어도 3개월간 임신해서는 안된다.
○중남미, 황열 예방증서 없으면 입국 거부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주로 열대지역(적도 중심 20도 남·북위 이내 지역)에서 유행하는 황열은 현지인이 아닌 경우 치사율이 최고 60%를 넘는 무서운 감염질환이다. 모기에 의해 아르보바이러스(arbovirus)가 침투하면 환자 상당수가 황달로 인해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황열이라 불린다.
황열 예방접종은 거의 100% 효과가 있다. 황열 예방접종이 필요한 국가를 방문할 경우 여행을 떠나기 열흘 전에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 접종 후 증명서를 지참해야 해당 국가로 떠날 수 있다.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는 일부 국가에서 모든 여행자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증명서다. 없으면 해당국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증명서 유효기간은 10년이다. 현지에서 황열에 걸리지 않으려면 조금 덥더라도 긴팔 옷이나 긴 바지를 입는 게 바람직하다.
○동남아·중국, 말라리아·뎅기열 주의
동남아나 중국 남부를 여행할 땐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세균성 이질과 콜레라, 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뎅기열과 말라리아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말라리아는 매년 1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치사율도 2~10%로 높은 원충성 감염질환이다. 유행지역은 단 하루만 여행해도 말라리아에 걸릴 수 있다. 해마다 1만명 이상 여행자들이 모국으로 돌아간 뒤 말라리아로 고생한다. 고위험지역은 열대 아프리카(특히 서부), 솔로몬제도, 파푸아뉴기니, 태국·미얀마·태국·캄보디아 접경지대다.
이런 지역을 여행할 때 곤충기피제(DEET)를 바르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여행지역에 따라 적절한 말라리아 예방약이 다르므로 의사 추천으로 선택해 복용하는 게 좋다.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르퀸, 메플로퀸,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독시사이클린 등의 성분이 있다.
예방약은 사전에 복용하고 여행지역을 벗어난 뒤에도 약 4주간 계속 복용한다. 치료제로는 신풍제약에서 개발한 국산신약인 파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가 급성 열대열 및 삼일열 말라리아를 동시에 치료하는 유일한 약으로 꼽힌다.
○서남아 장티푸스…‘위생불량’ 국가 A형간염
미국에서는 보고된 장티푸스 환자의 60%가 해외여행 뒤 발병했고 우리나라도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페루 칠레 등의 오지로 여행하거나 현지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다면 장티푸스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주일 이상 현지에 머물면 필수적으로 권장된다.
경구용 백신은 주사용 백신보다 이상반응이 덜하면서 5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하루 건너 4회 복용한다. 주사용 백신은 2세 이상에서 사용하며 0.5㎖를 1회 근육주사하면 2년까지 효과가 지속된다.
A형간염도 위생상태가 열악한 개발도상국, 특히 일반적인 관광코스를 벗어나 오래 여행하면 걸리기 쉽다. 사람의 간에 직접 전염되거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전파된다.
6세 이상 소아나 성인은 간염 증상이 뚜렷하고 약 70%에서 황달이 함께 나타난다. A형간염 감염 우려가 높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소아나 성인에 상관없이 접종받는 게 좋다. 이외에도 여행지에서 복통과 설사, 예컨대 ‘물갈이’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유산균제제를 챙겨가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 =이소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
하지만 낯선 이국땅에서는 여독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위생상태 불량, 현지 풍토병 등으로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이 준비해야 할 예방접종 요령에 대해 이소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홍역 유행하는 유럽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개선과 예방접종으로 국내 감염병은 감소한 반면 국가 간 교류로 인한 국외 유입 감염병은 오히려 증가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감염병 사례는 2009년까진 200명 내외에 불과했지만 2010년 335명, 2011년 349명, 2012년 353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당국은 특히 유럽 여행객들은 홍역 예방주사를 반드시 맞으라고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2012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루마니아 등 유럽지역 36개 국가에서 2만7000명 이상이 홍역에 감염돼 9명이 사망했고 7300여명이 치료 중이라고 추산했다. 유럽에서는 2010년 이후 홍역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외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홍역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면 홍역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MR) 혼합 예방백신은 일반적으로 생후 12~15개월에 접종한다. 1회 접종만으로 최소 95%에서 항체가 형성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소아·청소년은 출국 전 MMR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 풍진 백신은 기형아 출산 또는 유산이 우려되므로 임신부에게는 금기다. 접종 후 적어도 3개월간 임신해서는 안된다.
○중남미, 황열 예방증서 없으면 입국 거부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주로 열대지역(적도 중심 20도 남·북위 이내 지역)에서 유행하는 황열은 현지인이 아닌 경우 치사율이 최고 60%를 넘는 무서운 감염질환이다. 모기에 의해 아르보바이러스(arbovirus)가 침투하면 환자 상당수가 황달로 인해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황열이라 불린다.
황열 예방접종은 거의 100% 효과가 있다. 황열 예방접종이 필요한 국가를 방문할 경우 여행을 떠나기 열흘 전에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국제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 접종 후 증명서를 지참해야 해당 국가로 떠날 수 있다.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는 일부 국가에서 모든 여행자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증명서다. 없으면 해당국 입국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증명서 유효기간은 10년이다. 현지에서 황열에 걸리지 않으려면 조금 덥더라도 긴팔 옷이나 긴 바지를 입는 게 바람직하다.
○동남아·중국, 말라리아·뎅기열 주의
동남아나 중국 남부를 여행할 땐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세균성 이질과 콜레라, 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뎅기열과 말라리아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말라리아는 매년 1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치사율도 2~10%로 높은 원충성 감염질환이다. 유행지역은 단 하루만 여행해도 말라리아에 걸릴 수 있다. 해마다 1만명 이상 여행자들이 모국으로 돌아간 뒤 말라리아로 고생한다. 고위험지역은 열대 아프리카(특히 서부), 솔로몬제도, 파푸아뉴기니, 태국·미얀마·태국·캄보디아 접경지대다.
이런 지역을 여행할 때 곤충기피제(DEET)를 바르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여행지역에 따라 적절한 말라리아 예방약이 다르므로 의사 추천으로 선택해 복용하는 게 좋다.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르퀸, 메플로퀸,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독시사이클린 등의 성분이 있다.
예방약은 사전에 복용하고 여행지역을 벗어난 뒤에도 약 4주간 계속 복용한다. 치료제로는 신풍제약에서 개발한 국산신약인 파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가 급성 열대열 및 삼일열 말라리아를 동시에 치료하는 유일한 약으로 꼽힌다.
○서남아 장티푸스…‘위생불량’ 국가 A형간염
미국에서는 보고된 장티푸스 환자의 60%가 해외여행 뒤 발병했고 우리나라도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페루 칠레 등의 오지로 여행하거나 현지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다면 장티푸스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주일 이상 현지에 머물면 필수적으로 권장된다.
경구용 백신은 주사용 백신보다 이상반응이 덜하면서 5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하루 건너 4회 복용한다. 주사용 백신은 2세 이상에서 사용하며 0.5㎖를 1회 근육주사하면 2년까지 효과가 지속된다.
A형간염도 위생상태가 열악한 개발도상국, 특히 일반적인 관광코스를 벗어나 오래 여행하면 걸리기 쉽다. 사람의 간에 직접 전염되거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전파된다.
6세 이상 소아나 성인은 간염 증상이 뚜렷하고 약 70%에서 황달이 함께 나타난다. A형간염 감염 우려가 높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소아나 성인에 상관없이 접종받는 게 좋다. 이외에도 여행지에서 복통과 설사, 예컨대 ‘물갈이’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프로바이오틱스 등의 유산균제제를 챙겨가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 =이소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