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가 2016년부터 ‘롱퍼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PGA투어는 2일(한국시간) 정책이사회를 열어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제정한 ‘롱퍼터 사용 금지’ 룰을 따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팀 핀첨 투어 커미셔너는 “몇몇 선수가 새 규정에 반대하지만 골프를 같은 규칙에 따라 경기하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R&A와 USGA는 지난달 21일 ‘앵커드 퍼팅’(anchored putting·몸의 한 부분에 고정한 채 스트로크하는 것)을 금지하는 골프규칙 14-1b를 명문화해 2016년 1월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미국 PGA의 결정에 따라 2016년 1월부터 PGA투어에서는 퍼터 그립을 가슴에 대는 브롬스틱 퍼터나 배꼽에 고정한 채 사용하는 벨리 퍼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PGA투어는 그동안 롱퍼터 사용 선수들이 많은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 때문에 ‘롱퍼터 규제’에 소극적이었다.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도 당초 규제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롱퍼터 사용 금지를 따르기로 했다. 이 협회에는 티칭프로 등 2만7000명의 남녀 프로들이 가입해 있다.

유럽프로골프투어는 이미 롱퍼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세계 프로골프투어에서 롱퍼터는 사실상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롱퍼터는 2011년 PGA 챔피언십에서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사용해 우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어니 엘스(남아공)가 브리티시오픈, 웹 심슨(미국)이 US오픈에서 롱퍼터를 사용해 우승했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 애덤 스콧(호주)도 롱퍼터를 썼다.

그러나 아직 일부 선수들이 소송을 낸 상황이어서 법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스콧, 카를 페테르센(스웨덴), 팀 클라크(남아프리카공화국) 등 9명의 선수들은 현재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