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조건부이긴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케리 장관은 윤병세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3국 외교장관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에게 더 좋은 길이 열려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이 지역이 더 좋아질 것이며, 남북한은 물론 북한과 중국, 나아가 미국과 북한 그리고 나머지 세계와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협상에 연관돼 있음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이른바 비핵화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선행하면 미국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장관에 취임하기 전부터 미국에서 대표적인 '협상론자'로 유명했던 그는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이던 지난해 3월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을 당시 직접 리 부상을 만나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최근 주장하는 대화의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건도 재확인했다.

그는 2005년 북핵 6자회담 9.19 공동 선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약속했던 북한의 핵 폐기 조치의 이행과 검증 가능한 구체적인 비핵화를 열거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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