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1개 삼성전자 모바일 대리점에서 팬택 스마트폰을 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팬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일부터 전국 61개 삼성 모바일 제품 대리점인 삼성 리빙프라자 내 삼성 모바일샵에 숍인숍 형태로 ‘베가존’을 설치해 ‘베가아이언’ ‘베가넘버6’ ‘베가R3’ 등 팬택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유통망을 활용해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팬택이 삼성 측에 요청해 이뤄졌다. 팬택은 관계사인 팬택C&I가 지분 투자한 휴대폰과 액세서리 유통점 ‘라츠’를 운영하고 있지만 20여곳에 불과하고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팬택 제품이 삼성 리빙프라자에서 판매되면 다양한 지역 소비자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 모바일샵에 삼성 제품을 둘러보러 간 고객이 팬택의 제품도 같이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접점 기회를 늘렸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팬택 지분 투자에 이은 두 회사 간 두 번째 협력이다. 지난달 22일 삼성은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3%를 확보함으로써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처럼 연이어 팬택에 손을 내미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상생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으로 이뤄진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3사 구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팬택이 쓰러진다면 삼성의 독점 지배 구조가 드러날 수 있다. 현재도 삼성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팬택을 인수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