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하늘을 나는 호텔'로 불리는 A380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A380 대표 노선인 미주노선의 부진과 상위 클래스 좌석의 높은 비중 탓이다.

2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A380 6대를 비롯해 올해 2대를 추가하는 등 2014년까지 A380를 총 10대로 늘릴 계획이다.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여객기 A380은 길이 72.7m, 너비 79.8m로 축구장 크기와 맞먹는 덩치를 가졌다. 대당 가격도 2013년 기준 4억390만달러(약 4650억원)에 달한다. 고급 대형 항공기인 만큼 아랍에미레이트항공, 에어프랑스 등 세계 9개의 항공사만이 이를 운용 중이다.

대한항공은 2011년 동북아시아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A380을 도입, 세계 명품 항공사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2년간 대한항공이 사들인 여객기 중 A380의 비중은 돋보인다. 새로 구입한 21대(B737 10대, A380 6대, B777 5대) 가운데 A380은 소형기인 B737보다 3~4배 비싸며 B737과 B777은 노후 기종을 대체한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선 A380이 주력하고 있는 미주 노선이 부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기불황으로 미주 노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대한항공의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비율은 32%로 국제·국내 노선을 통틀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미주노선 수송 점유율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반면 대한항공은 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위 클래스의 비중이 높은 좌석 구조도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A380의 총 좌석 수는 407석으로 A380을 운항하고 있는 항공사 중 가장 적은 규모다. 반면 상위 클래스 좌석 비중은 26.0%(106석)로 가장 높다.

강현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구조는 호황기엔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만 경기 침체로 프리미엄 좌석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유류비와 감가상각비, 기타 영업비용을 고려할 경우 A380의 미주 노선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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