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이 경기침체 여파로 전년보다 18.2% 줄어든 1조3510억달러(약 1554조원)에 머물렀다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6일 밝혔다.

UNCTAD는 이날 발표한 ‘세계투자보고서 2013’에서 지난해 FDI 동향 및 향후 3년치 FDI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선 올해 세계 FDI 유입 규모가 전년과 비슷한 1조4000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엔 1조6000억달러, 2015년엔 1조8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역별로 보면 개발도상국 그룹에 유입된 FDI 비율이 52%로 선진국 그룹을 앞섰다. 선진국 측 FDI 유입액은 전년 대비 32% 급감한 5610억달러였던 데 반해 개발도상국 쪽은 전년보다 4% 줄어든 7030억달러에 달했다. 개발도상국의 FDI 유입 비율이 선진국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은 FDI 순유입액이 1680억달러로 전체 조사 대상 207개국 중 1위였지만 전년 대비 26.1%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은 41.5% 급감했다. 한국의 FDI 순유입액은 99억달러로 31위를 기록, 순위가 전년보다 다섯 계단 올랐다. 비록 전년 대비 3.3% 줄었지만 홍콩(-22.4%)과 말레이시아(-17.4%)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는 감소 폭이 훨씬 작았다.

해외로 FDI를 가장 많이 한 나라는 미국(3290억달러)이었고, 일본(1230억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2011년 6위였던 중국은 3위(840억달러)가 됐다.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329억7000만달러로 13위를 기록, 전년보다 순위가 세 계단 올랐다.

이 밖에 보고서에선 조세피난처를 비롯한 역외금융센터의 FDI가 급증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지난해 역외금융센터를 거친 FDI는 약 8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5.3배 늘어났다. UNCTAD는 “각국 정부가 기업과 투자자들의 조직적인 조세 회피를 막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아직 별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