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는 급락한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내림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가 연내 출구전략을 시작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혀 미 증시는 하락했다.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6.04포인트(1.35%) 떨어진 1만5112.1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39%, 1.12% 하락했다.

버냉키 총재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내 경제 상황에 따라 양적완화(QE) 규모를 축소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FOMC는 올해 말부터 양적완화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지표가 지속적으로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상반기까지 양적완화 축소를 지속해 중반에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불식시켰다. 버냉키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실업률 목표치를 6.5%로 잡고 있는데 실업률 목표치가 조정된다면 수치를 높이는 쪽이 아닌 낮추는 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양적완화 기조는 유지됐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없어졌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여전히 남았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우려가 현실이 되는 시점에선 오히려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FOMC 회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세는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FOMC 회의 결과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뚜렷한 상승재료가 없는 국내 증시에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 "양적완화 축소는 시간의 문제지, 시행될 수 밖에 없던 것" 이라며 "시장에서도 이르면 연내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