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20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을 두고 "자칫하면 '백화점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날 안 의원의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나온 최장집 이사장이 "새로운 정당은 노동문제를 중요 이슈로 설정하지만 이것만 다루는 게 아니다"고 말한 데 대한 평가다.

권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진보정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특강에서 "신당이 (안 의원의 정치적 노선인) '진보적 자유주의'를 펴는 정당이라면 '노동중심 진보정당'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권 전 대표는 "최 이사장이 말하는 '진보적 자유주의' 안에는 물론 ('노동'의 가치가) 들어 있겠지만 이는 부분적으로 포함된 가치로 전체를 표방하는 건 맞지 않다"며 "'백화점 정당'이 노동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이 "대안정당에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권 전 대표는 "한 사람(안 의원)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 정당을 '노동중심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데는 적어도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어 "정치에서 현실 문제를 누가 풀어줄 것인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신당이 '노동 중심 진보정당'을 표방하면 노동현장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해 현실 정치 대안세력으로서의 '안철수 신당'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