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갈수록 뚱뚱해지고 남자들은 홀쭉해지고 있다. 또 결혼한 남성 10명 중 7명 이상이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해 하는 반면 결혼한 여성은 이 비율이 10명 중 6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중·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은 20일 한국사회의 흐름을 볼 수 있는 ‘2012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를 발표했다.

◆결혼생활, 남편만 짝사랑?

통계청이 지난해 1만742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한 남성 가운데 71.8%가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만족스러워하는 반면 결혼한 여성 중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59.2%에 그쳤다. 남녀 간 결혼생활 만족도 격차가 12.6%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조사를 공표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큰 차이다.

이 조사는 2006년 이전에는 4년마다, 2006년부터는 2년마다 하고 있는데 남성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1998년 61.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여성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1998년(55.7%)에 비해 지난해에도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반면 육아나 가사는 여전히 여성이 주로 떠안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과거에 비해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한 여성의 기대 수준이 높아졌지만 실제 결혼생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혼 여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망원인 1위는 암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질병은 역시 암이었다. 2011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암으로 인한 사망이 142.8명에 달했다. 이어 뇌혈관질환(50.7명), 심장질환(49.8명) 순이었다. 자살(31.7명)로 인한 사망도 네 번째로 높았다.

19세 이상 중 비만인구 비율은 2011년 기준 31.9%로 2010년(31.4%)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비만인구의 증가 영향이 컸다. 여성 비만인구 비율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26~27%대였지만 2011년에는 2.2%포인트 늘어난 28.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남성 비만인구 비율은 2010년 36.5%에서 2011년 35.2%로 오히려 1.3%포인트 줄었다.

여성 비만이 늘어나는 것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잦은 회식과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여성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남성의 경우 절대적인 비만 비중은 여성보다 높지만 과거에 비해 헬스 등 건강관리에 신경쓰면서 비만율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등록 외국인 첫 감소

지난해 국내 총 인구는 500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는 2030년까지는 계속 늘어나지만 이후부터 꺾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장기 체류 외국인은 93만2983명으로 전년보다 5%(4만9478명)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국인 비자로 입국했던 재외동포 상당수가 국내에 거주지를 신고하면서 등록 외국인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지난해 11.8%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비중은 2030년 24.3%, 2040년에는 32.3%에 달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현재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6.2명이 노인 인구 1명을 부양하지만 204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7명이 노인 인구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2011년 모두 17.3명에서 2012년에는 각각 16.3명과 16.7명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대학 진학률은 71.3%를 보인 가운데 여학생(74.3%)의 진학률이 남학생(68.6%)보다 5.7%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6000원이었다. 전체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011년 24만원보다 감소했지만 중학생과 고등학생(일반고 기준)의 사교육비는 늘었다.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의 경우 2011년 26만2000원에서 지난해 27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