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경영 리더] 현대중공업, 컨테이너船 연료 효율 개선…하이브리드 지게차도 개발 추진
○세계 최대 친환경 컨테이너선 수주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중국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했다. 자국 내 발주를 우선시하는 중국 해운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친환경 기술이다.
현대중공업은 수주 선박에 자체 제작한 전자제어식엔진(ME엔진)을 달아 운항 속도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연료를 조절, 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또 운항 중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화된 선형으로 건조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친환경 선박평형수 장치인 ‘에코밸러스트’도 탑재한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평형 유지를 위해 선박 내 탱크에 채워지는 바닷물이다. 선박에 화물이 없을 때 채워졌다가 화물 적재 시 바다로 버려지는데, 이 과정에서 해양생태계 교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친환경 건설장비 시장 공략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14t급 휠굴삭기 ‘블루티 플러스(BLUE-T PLUS)’를 출시했다. 이 굴삭기는 기존 모델보다 주행 연비가 15% 향상되고, 소음은 4데시벨(dB)가량 줄인 게 특징이다. 블루티라는 모델명은 ‘청정(BLUE)’이라는 단어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앞 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굴삭기라는 뜻이다.
또 지난해 5~7t 규모의 하이브리드 지게차 개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지게차는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두 가지 동력원의 힘을 적절하게 제어한다. 동급 엔진의 지게차보다 연비를 30% 이상 향상시키고, 유해가스 배출량은 줄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효율 친환경 선박엔진 개발
친환경 엔진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미국 ABS와 노르웨이 DNV 등 세계 메이저 선급 검사관과 선주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G-타입(Green Type) 엔진’의 형식 승인을 마쳤다.
이 엔진은 친환경·고효율 추세에 맞춰 현대중공업과 만디젤앤터보사가 공동 개발했다. 동급엔진 대비 연비를 최대 7% 향상시켰으며, 유해가스 배출을 약 7% 감축시켰다. 이 엔진을 포스트파나막스(7500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하면 연간 32억원의 운항비를 줄일 수 있다. 선박 평균 수명인 25년을 운항했을 때 800억원의 경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액체연료와 가스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dual fuel) 대형 엔진도 개발했다. 작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선박용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개발해 수출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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