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 공세' 파도 넘어라
3조2000억원. 외국인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 퍼부은 ‘순매도 폭탄’ 규모다. 코스피지수는 이 여파로 1900대 중반에서 1800대로 폭싹 내려앉았다. 외국인 순매도가 몰린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연일 하락,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국채를 매입해 돈을 시중에 푸는 정책) 조기 종료 가능성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실패할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글로벌 증시 상승 국면에서 디커플링(탈동조화)했던 한국 증시가 하락 국면에선 커플링(동조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양적완화 조기 종료의 영향권 안에 함께 들어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소나기’는 피해가는 게 맞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외국인의 순매도 타깃이 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은 순매도가 진정될 때까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미디어, 중국 소비 관련주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는 배당주를 중심으로 단기 대응할 것을 권했다. 개별 종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수는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 대안으로 꼽혔다.

기관이 순매수하고 있는 중소형주를 사두는 것도 수익률을 방어하는 전략 중 하나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강호 안인기는 “외국인 순매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기관이 매수하는 중소형 종목으로 접근해 소나기를 피해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2분기 실적 개선주와 수급이 좋은 종목으로 선별 매매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