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베어리버GC에서 투어스테이지마니아클럽 회원들이 창립 5주년 대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수 춘자 씨(오른쪽 두 번째)도 함께했다. 서기열 기자
전북 익산시 베어리버GC에서 투어스테이지마니아클럽 회원들이 창립 5주년 대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수 춘자 씨(오른쪽 두 번째)도 함께했다. 서기열 기자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북 익산시 웅포면의 베어리버GC. 지난 12일 오전에 내린 비가 그쳤다. 초록색 잔디 위에 맺힌 물방울이 촉촉함을 전해준다. 황금색 금계국이 바람에 흔들리며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투어스테이지의 제품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맞춘 한 회원이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투어스테이지마니아클럽’의 창립 5주년 대회가 시작됐다.

투어스테이지마니아클럽은 투어스테이지의 골프클럽, 의류, 골프화 등 다양한 제품을 사랑하는 네이버카페 골프 동호회다. 2008년 6월 시작됐다. 회원 수는 1900여명. 브랜드 중심의 동호회답게 회원들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투어스테이지의 로고가 박힌 제품을 착용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웨지까지 모두 투어스테이지의 클럽을 쓰는 ‘투어스테이지 빠’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철강 관련 무역업을 하는 이덕만 월드물산 대표(52)는 “라운딩할 때뿐만 아니라 평상복도 투어스테이지 제품을 입고 심지어 팬티까지 브랜드를 통일했다”고 말했다.

처음에 아이언 등 클럽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은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면서 이런 열성 회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물들어간다. 올해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정 하누리기획 대표(42)는 “처음엔 제품의 뛰어난 성능뿐만 아니라 사용자 수준에 맞게 다양한 모델이 구비돼 있어 투어스테이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며 “나중엔 이해관계 없이 투어스테이지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만난 회원들과 따뜻한 관계에 취해버렸다”고 했다.

이 동호회 회원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전국을 돌며 정기 라운드를 즐긴다. 서울지역장을 맡고 있는 광고제작사 사이다의 배근배 대표(40)는 “휴가 시즌인 8월을 빼고 여덟 번의 정기 대회를 수도권 전라권 경상권 충청권에서 2회씩 돌아가면서 개최한다”며 “6월 대회는 상반기 결산, 11월 대회는 1년 결산으로 치러지는데 모든 대회의 스코어를 종합해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했다.

이날 대회가 끝난 뒤 시상식에선 모든 참가자가 상품을 받고 싱글벙글했다. 이 대회 준비 공고를 카페에 띄운 뒤 회원들이 클럽, 캐디백, 골프웨어 등 골프용품부터 사과, 쌀, 고추장 등 생활용품까지 정성을 담은 시상품을 보내왔다. 배 대표는 “그렇게 모은 상품을 성적에 따라서 시상할 뿐만 아니라 스코어가 안 좋아도 참가자 모두가 하나씩 받아 갈 수 있도록 한다”며 동호회의 나눔 문화를 설명했다.

밖에서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행사에도 적극적이다. 매 대회 버디 기금을 적립한다. 투어스테이지 제품을 수입하는 석교상사가 공동구매를 주선할 때면 물건을 사면서 기부금을 보태 자선기금으로 적립한다. 그렇게 모은 기금은 석교상사가 후원하는 서울 길음동의 ‘안나의집’에 전달된다. 이날 5주년 대회에 참석한 이민기 석교상사 회장(60)은 “투어스테이지 광팬들이 모인 이 동호회는 마케팅의 접점이자 나눔을 함께하는 동반자”라며 “회원들의 자부심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골프를 통해 봉사와 나눔을 배우자’가 우리 동호회의 모토입니다. 골프를 즐겁게 치면서 얻어가기보다 주는 동호인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투어스테이지를 통해 회원들끼리도 아낌없이 나누고, 어려운 분들도 도우면 골프가 더 즐거워집니다.” (김재정 대표)

익산=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