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김중수 4일 '곰탕 회동'…새 정부 출범 100일만에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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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화정책 수장
'금리 인하' 오해 풀고 정책공조 의지 다질 듯
'금리 인하' 오해 풀고 정책공조 의지 다질 듯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첫 공식 회동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확하게 100일째 되는 날이다.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양대 기관 수장의 만남은 향후 경제활성화를 위한 공감대 확인과 함께 향후 공조의지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현 부총리와 김 총재는 4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명동의 곰탕집인 하동관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하며 경제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18~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옆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1 대 1로 얼굴을 맞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장소를 곰탕집으로 정한 데 대해 “두 분의 식성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서민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두 사람의 회동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진작에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조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서로 만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앞으로도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 역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현 부총리의 노고를 평가하며 최근 엔저에 따른 영향과 파장, 선진국 양적완화 종결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특히 지난 4월 정부와 여당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요청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빚어졌던 약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오해를 풀기 위한 시도를 할 전망이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현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두 분의 시각에 별 차이가 없는 만큼 이심전심으로 정책공조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 금통위의 금리결정이 오는 13일로 다가온 만큼 금리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부총리와 김 총재는 오래 전부터 각별한 사이다. 현 부총리는 김 총재의 경기고·서울대 3년 후배로 나란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자리를 4년 차이로 넘겨받은 인연도 있다. 현 부총리 취임 이후에도 두 사람은 1주일에 한두 차례씩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깊은 친분을 이어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