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24일 열린 ‘월드 IT쇼(WIS) 2013’에서 삼성전자(위쪽)와 LG전자(아래쪽)가 각각 공개한 55인치 곡면 OLED TV. 한경DB
지난달 21~24일 열린 ‘월드 IT쇼(WIS) 2013’에서 삼성전자(위쪽)와 LG전자(아래쪽)가 각각 공개한 55인치 곡면 OLED TV. 한경DB
[양측 날카로운 신경전] 삼성 '곡면 OLED TV 판매 누가 빠를까' LG
삼성전자LG전자가 화면이 오목하게 휘어진 곡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세계 최초 판매를 놓고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LCD(액정표시장치) TV와 차별화할 수 있는 곡면 OLED TV를 누가 먼저 소비자에게 배송하느냐가 최고 TV 메이커로서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곡면 OLED TV를 전격 출시한다. 삼성은 출시와 동시에 소매 판매에도 나선다. 앞서 4월 말 예약판매를 시작하면서, 6월 중 제품을 배송하겠다는 계획만 밝힌 LG를 제친다는 전략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곡면 OLED TV 양산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자존심을 걸고 경쟁에 나선 만큼 곡면 OLED TV의 실제 판매는 LG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곡면 OLED TV는 일반 평면 TV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만들기가 훨씬 까다롭다. 화면 패널뿐 아니라 TV 뒤쪽에 들어가는 각종 회로기판과 부품도 모두 구부려야 한다. 또 OLED TV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필름이 휘어지는 부분에서 밀려 두꺼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난도 기술이다.

판매가격이 1500만원 이상으로, 아직은 소수 마니아층 외엔 수요층을 확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과 LG는 향후 TV시장이 지금의 LCD에서 OLED로 바뀔 게 분명한 만큼 초기 시장에서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작년 초부터 OLED TV를 앞서 내놓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작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 2012)에서 55인치 OLED TV를 동시에 선보였고 이후 ‘세계 최초 출시’ 타이틀을 얻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그 과정에서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을 맡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인력 스카우트 문제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현재 두 회사는 특허소송도 벌이고 있다.

올 1월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평면 OLED TV를 내놓으면서 7년째 글로벌 TV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당황하게 했다. 삼성은 이후 평면보다 곡면 제품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LCD TV와 다르게 ‘휘어진다’는 점에 착안, 곡면 OLED TV를 주력 상품으로 삼기로 한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OLED TV가 현재 TV가 갖추지 못한 어떤 장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곡면 OLED TV와 함께 평면 OLED TV도 동시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 4월28일 세계 최초로 곡면 OLED TV를 예약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발표한 대로 6월 중 배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 ‘삼성 측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LG가 곡면 TV를 서둘러 예약판매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