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으로 전쟁억제력 포기할 생각 없어"

최근 북한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에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비핵화'를 강조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선제적 비핵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미국은 위협과 도발론을 걷어치워야 한다'는 개인 필명의 글을 통해 "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는 조건에서 우리(북한)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방적으로 전쟁억제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의 전쟁억제력은 국가의 최고이익을 고수하기 위한 위력한 보검이며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믿음직한 방패"라며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보장이 실현되려면 미국의 핵위협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핵군비 경쟁, 핵무기 전파의 장본인이 다름 아닌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핵문제부터 범죄시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도 이날 미국 의회가 지난달 중순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한국 판매를 승인한 점을 거론, "우리 공화국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핵억제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천만번 정당하다는 것을 다시 확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24일 최룡해 특사에게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와 핵군축 협상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의 최고 국방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는 지난 25일 발표한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이 있기에 미국의 거듭되는 핵공갈과 침략책동을 짓부시고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 겨레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혀 먼저 비핵화 조치를 취할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장철운 기자 j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