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분리증
척추분리증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29)는 최근 올 여름을 준비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천천히 운동 강도를 높여나가던 최씨는 생각보다 급격하게 더워지는 날씨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트레이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운동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단순히 근육이 놀랐다고 생각해 며칠간 운동을 쉬었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통증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척추분리증이었다. 척추 관절간의 협부에 결손이 생긴 것이다. 척추 마디는 상관절 돌기와 하관절 돌기가 위아래의 관절을 이루고 있는데 이 돌기 사이에 결손이 생겨 말 그대로 척추마디가 분리되는 상태를 말한다. 척추분리증의 경우 선천적인 원인이나 심한 외부충격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는 등 반복적으로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되면 발병한다. 최근 최씨와 같이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척추분리증이 발병하는 환자들이 많다.

주요 증상은 허리로 발생하는 통증으로 결손이 생긴 부위를 중심으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허리를 숙였다 펴는 동작을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 허리에 힘을 줄 때 강한 통증이 찾아온다. 또한 분리된 척추가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경우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신정호 희명병원 신경외과 진료과장은 “척추가 약간만 분리된 상태라면 대부분 강한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질환을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분리 정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세하지만 척추에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척추분리증의 경우 질환과 증상의 특성상 초기발견이 어려운 질환이다. 때문에 대다수 환자들이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나 약물, 주사치료 등으로 가볍게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 초기 치료를 놓친 상태라면 척추고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척추고정술은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뼈와 인대를 제거하고 척추 고정기기를 삽입해서 척추를 안정적으로 고정시켜 주는 치료방법이다. 신경유착과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빨라 많은 환자들에게 시행되고 있다. 증상의 정도에 따른 치료방법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질환을 예방하는 자세다. 운동을 할 때에는 강도 조절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다리를 이용해서 드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