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 통제를 완화했다고 AP통신이 27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북한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의 이기성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소들이 수익의 일부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방침이 지난달 1일 결정됐으며 일정 기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실행에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국가가 표준 임금을 결정해 기업소들이 일정액 이상을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개별 근로자들이 많이 일할수록 많이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지난해 북한 협동농장들에서 관리자의 재량권이 커지고 농민들이 생산물의 일부를 팔거나 물물교환할 수 있게 된 이후에 이번 조치가 나온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번 조치는 개혁·개방과는 상관없다”며 “생산 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는 확고하며 이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경제를 처음 도입할 당시 중국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 1월 “노동대중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책임을 다한 노동자는 생산물에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