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전력난을 겪은 지난해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한 건물은 서울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내 연구시설 실험기기의 전력 소모가 크고, 낙후된 건물이 많아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값싼 전기를 공급받는 대학들의 절약 의식이 약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26일 '에너지 다소비 건물' 100곳(2012년 기준)의 현황을 처음 공개했다. 대학·병원·호텔·백화점·대기업 등 5개 분야가 포함됐다.

서울시내 전력소비량이 가장 많은 건물은 서울대로 15만2664MWh를 기록했다. 호텔롯데(롯데월드) 11만6519MWh)가 뒤를 이었으며, 삼성서울병원(9만3888MWh) 서울아산병원(9만2629MWh) 연세의료원(7만9056MWh) 등 대형병원들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연세대(6만8384MWh)와 고려대(6만3990MWh) 등 대학들도 순위권에 들었다.

1㎡당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건물은 호텔신라, 총에너지 소비량·전력 소비량 1위 건물은 서울대였다.

시는 특히 교육·연구 목적 등으로 전력비를 약 22% 할인받는 대학들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삼성·LG전자 사옥 등 기업들보다도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가 많았다. 실제로 시내 54개 대학 중 40%에 가까운 21곳이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포함됐다.

특히 서울대는 학내 연구시설 실험기기의 전력 소모가 많은 데다 캠퍼스 건물의 30%가 1980년 이전에 지어져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점도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서울대는 올 3월 '기후변화대응 이행계획'을 수립해 대대적 전기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건물의 에너지 관리를 위해 에너지 진단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고 신고 주기도 늘릴 계획이다. 또한 건물별 에너지 소비량 기준을 설정, 초과 소비분에 대한 누진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