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미혼 공무원들을 위해 단체 미팅을 열기로 했다. 홀로 세종시에 내려온 총각, 처녀 공무원들을 위한 짝짓기 이벤트다.

김정민 총리실 세종특별시 지원단장은 23일 “내달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중앙부처 공무원과 세종·대전시 교육청,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 간 ‘만남의 장(場)’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원단은 이달 초 세종청사에 입주한 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에서 남녀 9명씩 18명의 미혼 공무원으로부터 참가신청을 받았다. 세종시와 대전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과 대덕연구기관에서 근무하는 석·박사 연구원 등 108명도 신청을 했다. 이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남녀 11명씩 모두 22명을 골랐다. 특히 여교사들의 신청이 대거 몰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남자 공무원이 배우자감 후보로 인기가 많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단체 미팅 장소는 대전 지역의 한 호텔로 정해졌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국무조정실이 주최한 세종청사 근무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직원들이 “결혼 적령기를 넘겼는데 단신으로 세종시에 내려오니 남자를 만날 시간도, 사람도 없다”며 ‘애로사항’을 건의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원단 관계자는 “정홍원 총리도 이번 행사에 관심이 많다”며 “미혼 공무원들이 세종시에서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적중률’을 높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원단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추가 신청을 받아 단체미팅을 두세 차례 더 열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도 현오석 부총리가 나서 다른 정부 부처 공무원과의 소개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계획을 설명했고, 조 장관도 흔쾌히 “도와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가 간부회의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과장 업무를 평가할 때 부하직원들의 인연을 맺어주면 가점을 주겠다’고 말할 정도로 미혼 사무관들의 결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세종=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