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미국에 특허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글로벌 특허괴물들의 공세에 대항하고 자체적인 특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총 2500만 달러(한화 약 280억원)를 투자해 미국 워싱턴DC에 특허 발굴과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인텔렉추어키스톤테크놀러지'(IKT)를 설립했다고 23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삼성SDI가 각각 지분 84.8%, 15.2%를 보유하고 있다.

IKT는 미국 현지에서 주요 특허들을 찾아 권리와 가치를 분석한 뒤 매입하는 일을 한다.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는 물론 삼성전자, 전자계열사 등과 관련된 특허를 모두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특허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삼성에 필요한 특허들을 발굴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역할이나 방향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IKT는 설립 직후인 지난 4월 일본 세이코엡손이 보유한 특허 중 일부를 사들였다. 세이코엡손은 1983년 컬러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첫 출시하며 2세대 평판TV 시장을 연 회사다.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프린터 및 이미징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전략노출을 우려해 IKT가 매입한 세이코엡손의 특허와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