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2일 오후 10시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하는 한진그룹이 독자 경영을 해온 한진해운홀딩스를 8월1일 출범하는 지주회사 한진칼의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 최은영 회장이 이끌며 계열 분리를 추진해온 한진해운홀딩스에 대한 조 회장 측 ‘입김’이 커져 경영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일반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행위제한 해소) 2015년 8월까지 대한항공(16.71%) 한국공항(10.7%) (주)한진(0.04%)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27.45%를 한진칼로 넘기는 계획안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려면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비상장사 40% 이상) 보유하거나 1%도 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감안한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팔 것으로 예상했으나 거꾸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거느리고 있는 한진해운홀딩스는 대한항공이 최대주주이며 최 회장(7.13%), 최 회장의 두 자녀(9.46%), 양현재단(9.9%) 등이 주요 주주로 돼 있다.

한진해운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계열 분리가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그룹 측에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유예기간인 2015년 8월까지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한진그룹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